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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스토리

제목 몬트세랫섬에 울려 퍼지는 마운틴 치킨의 노래




vol.01 SPECIAL STORY
몬트세랫섬에 울려 퍼지는 마운틴 치킨의 노래

마운틴 치킨(Mountain chicken 또는 Giant ditch frog, Leptodactylus fallax)은 거대한 개구리로, 한때 카리브해의 두 섬을 대표하는 별미였다. 질병과 자연재해로 멸종위기에 놓이게 됐지만, 고유의 회복력과 수년간 이뤄진 국제 차원의 헌신적인 보존노력이 빛을 보면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마운틴 치킨을 지켜내는 과정에서 포획사육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 감동적인 이야기를 마운틴 치킨의 고향에서 제프리 길러(Geoffrey Giller)가 전한다.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 하나가 줄에 매달린 장난감처럼 바람에 비틀거리면서 두꺼운 구름을 갈랐다. 푸에르토리코와 남아메리카 사이의 바다에서 반달을 그리며 구불구불 이어진 수십 개의 국가와 영토 중 하나인 작은 화산섬 몬트세랫(Montserrat)까지 가는 데는 20분이면 충분했다. 이 비행은 유럽에서부터 30시간째 이어진 여정의 마지막 구간이자 지난 수십 년간 계속된 집중 보존작업의 마침표를 찍는 일이었다.
조종사와 유일한 인간 승객인 루크 존스(Luke Jones)는 앞좌석에 앉았고, 나머지 28마리의 여행객은 6개의 나무상자 중 하나에 넣은 포대 속 파쇄지 더미에 웅크리고 있었다. 한 마리라도 자신의 조상이 살던 고향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본능으로 느끼고 울기 시작했다면 엔진의 굉음을 묻어버릴 수 있었겠지만, 비행기가 착륙하고 엔진을 끌 때까지 모두 죽은 듯이 침묵을 지켰다.



몬트세랫섬으로의 귀향
존스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마운틴 치킨(Mountain chicken, Leptodacty-lus fallax)이라고 부르는 이 개구리들은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영국발 환승비행기에서 감압문제가 있었나? 소음과 여독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만약 그게 아니라면, 존스와 대서양 반대편의 마운틴 치킨 복원프로그램 팀이 감히 바란 대로 개구리들이 무사히 도착한 걸까? 10년 전 자신들의 조상이 필사적으로 멸종을 막으려는 인간의 손에 이끌려 피난을 떠나왔던 이곳에?
몬트세랫섬 환경부, 런던동물원(Zoo-logical Society of London; 1828년에 창립된 근대적 동물원의 효시. 런던동물학회가 운영함) 그리고 채널제도(Channel Islands)의 저지섬(Jersey Island, 영국해협에 있는 채널제도 최남단의 영국령 섬)에 본부가 있는 듀렐야생동물보호단체(Durrell Wildlife Conservation Trust)를 포함해 다양한 단체의 합작투자로 성사된 이번 프로젝트의 코디네이터 존스는, 이번 경험을 ‘출산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에 비유했다. 비록 출산과정을 실제로 경험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주지사, 지역의원, 스틸 드럼(Steel dr-um; 트리니다드의 민속 타악기)을 두드리며 마운틴 치킨에 관한 민요를 부르는 가수는 물론이고, 수많은 사람이 공항 공터와 옥상에서 밤을 지새웠다. 개구리 몇 마리를 맞이하는 환영 인파치고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마운틴 치킨은 세계에서 존속이 가장 위태로운 개구리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몬트세랫섬 출신 사람들에게 고향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한때는 몬트세랫섬의 유명한 진미였기도 했다. 마운틴 치킨이라는 이름은 창백한 살에서 닭고기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때 흔하게 볼 수 있던 종이지만, 2009년 악성 균류가 창궐한 이후 거의 멸종되다시피 했다.
존스와 팀원은 축하행사장에서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 않았다. 이들은 비행기에서 개구리를 내린 다음, 상자를 두 대의 플랫베드(flat bed) 트럭에 나눠 싣고 식물원이 있는 보존기관인 몬트세랫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보호활동을 하는 비영리단체이자 비정부기구)의 야전병원으로 향했다. 마침내 몬트세랫섬의 밤에 개구리의 노랫소리가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비행에서 살아남았다는 가정 하에 말이다.



마운틴 치킨의 진화와 독특한 여정

몬트세랫섬과 카리브해 소앤틸리스제도(Lesser Antilles)의 여러 섬이 고향인 마운틴 치킨의 먼 조상은 남아메리카 북동쪽 해안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어귀로부터 위험천만한 물길을 거쳐 섬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약 2천3백만 년에서 3천4백만 년 전에 남아메리카 출신 조상이 정착한 뒤로는 마운틴 치킨이 섬 한 곳에서만 진화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뒤, 마운틴 치킨은 미식 재료로서 꽃길을 걷게 된다! 약 5000년 전 소앤틸리스제도를 거쳐 이주한 사람들은 마운틴 치킨이 맛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으며, 이동하는 동안 개구리를 가지고 다니면서 다른 여러 섬에다가 옮겨놓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유럽에서 데려온 닭이 섬에 도착하기 전의 일이다.
1872년, 인간은 다시 한번 마운틴 치킨의 서식범위에 타격을 가했다. 사탕수수농장의 쥐를 잡기 위해 몽구스 아홉 마리를 인도에서 자메이카로 데려온 것이다. 불행하게도, 족제비를 닮은 이 난폭한 포식자들은 먹이를 가리지 않았고, 통통한 마운틴 치킨은 최고의 식사였다. 마운틴 치킨의 서식지 중 오직 두 개의 섬, 즉 몬트세랫섬 그리고  비가 자주 내리고 산이 많은 나라인 도미니카연방을 제외한 카리브해 전역에서 몽구스 개체가 엄청나게 불어났다.


렙타일 매거진 vol.01호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