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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스토리

제목 세계인을 사로잡은 뱀 볼 파이손 브리딩과 페어링



vol.04 SPECIAL STORY
세계인을 사로잡은 뱀 볼 파이손 브리딩과 페어링

타리크 아부자르(Tariq Abou-Zahr) 박사는, 볼 파이손(Ball python, Python regius)이 몇 년 전과는 달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뱀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인지도 면에서만 본다면, 콘 스네이크와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볼 파이손의 사육요령과 사육환경 조성, 다양한 모프 및 유전학에 대한 이해, 브리딩과 페어링 등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볼 파이손이 이처럼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이번 세기 들어서 색상 및 패턴 모프의 선택지가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파충류 사육역사를 통틀어 손에 꼽을 만큼 수익성이 높은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그 결과, 오늘날 전 세계 볼 파이손 시장은 수천억 원대 규모로 성장했으며, 거품이 끼었다는 소문이 무색하게 매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현지 수출방식과 모프 개발의 시발점

볼 파이손(Ball python, Python regius)은 원래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에 폭넓게 서식한다. 하지만 반려동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개체들은 대부분 가나, 토고, 베냉(Benin; 아프리카 서부 기니만에 면한 공화국) 출신이다. 현지의 땅꾼은 초봄이 되면 임신한 암컷을 잡아서 알을 받아 부화시키며, 어미는 풀어주거나 도축해 고기로 판매한다. 새끼는 거대한 구덩이에서 태어나며, ‘CF(captive-farmed; 야생에서 포획해 일정기간 동안 사육장에서 성장시킨 개체)’나 ‘CH(captive-hatched; 임신한 채 잡힌 어미에게서 얻은 개체)로 나눠 수출한다.
이와 같은 방식의 뱀 수출사업은 현지 경제에 보탬이 될 뿐만 아니라 포획한 암컷의 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한다면 종의 존속에도 도움을 주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 있는 뱀은 볼 파이손이 유일할 것이다. ‘값싼 고기신세 혹은 죽여 없애야 할 유해동물’이라는 존재보다는 훨씬 귀중한 자원인 셈이다. 볼 파이손을 가장 후하게 대접하는 나라는 가나다. 가나는 포획한 암컷 대부분을 도축하지 않고 방생한다. CF 해츨링은 CB 개체보다 분양가가 약간 저렴하지만, 내 경험상 적응력이 떨어지지는 않으며 식욕이 왕성하고 기생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매년 해츨링을 수입하면서 이뤄진 몇 가지 흥미로운 발견이 컬러 모프 개발의 시발점이 됐다. 알비노(Albino), 파이드(Pied), 파스텔(Pastel), 시나몬(Cinnamon), 기타 많은 ‘기본 모프(basic morph)’가 이런 방식으로 발견됐으며, 이후 특히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선택적 번식을 통해 모프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볼 파이손 모프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야생에서도 꽤 높은 확률로 이러한 기본 모프가 탄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고향인 아프리카에서 성체가 될 때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볼 파이손의 습성을 고려한 사육장 유형
볼 파이손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특이한 습성으로 유명하며, 볼 파이손을 기르다 보면 많은 면에서 사육법이 상당히 특정돼 있는 종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일단 주목해야 할 점은 콘 스네이크(Corn snake, Pantherophis guttatus), 카펫 파이손(Carpet python, Morelia spilota), 킹스네이크(Kingsnake, Lampropeltis) 및 흔히 기르는 다른 뱀들에 비해 안전에 대한 요구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볼 파이손은 벽, 어둠, 은신처가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고 편안하게 쉴 수 있다.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먹이를 거부한다.
안전에 집착하는 종인 관계로, 흔히 사용하는 수조나 비바리움 대신 플라스틱 상자와 사육통을 사용해 특수 제작한 랙 사육장에서 기르는 경우가 많다. 랙 사육장은 야생개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설치류 굴과 환경이 비슷해서 무난하게 잘 자랄 수 있다. 대개 비바리움보다 개방성, 투명성, 공간성이 떨어지고 천장이 낮아 뱀이 위협을 느끼는 일이 적다. 원한다면 나무 비바리움에서 길러도 좋다. 대신 두 개 이상의 은신처를 넣어줘야 하며, 가장 더운 곳과 시원한 곳에 하나씩 설치한다. 랙 사육장에서 기를 생각이라면 은신처가 필요 없다. 사육장인 플라스틱 상자 자체가 거대한 은신처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기르는 볼 파이손은 모두 은신처가 없는 랙 사육장에서 생활하며, 몸을 감추고 싶으면 바닥에 깐 신문지 아래로 들어간다.
랙 사육장은 설치도 쉽고 관리도 매우 수월하다. 청소하기에도 번거롭지 않으며, 먹이급여는 물론이고 산란까지 해결이 가능하다. 나는 리얼리 유즈풀 프로덕트(Really Useful Products Ltd™)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 상자를 추천한다. 온라인 구매도 가능하며(www.reallyusefulproducts.co.uk 참고), 영국 곳곳에 있는 스태플(Staples™)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내가 직접 사용해본 결과, 상자가 두껍고 금이 잘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뚜껑을 안전손잡이로 고정할 수도 있어서 볼 파이손 사육장으로 무척 잘 어울린다. 나는 두 가지 크기의 사육장을 사용한다. 몸무게 800g까지의 해츨링은 9L짜리를 사용하고, 그 이상 나가는 개체는 33L짜리 사육장에서 기른다. 미국제조회사에서 제작된 비전랙(Vision rack)의 경우 해츨링 사육통과 커다란 V70 사육통으로 구성돼 있어서 앞서 언급한 크기의 상자들과 유사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볼 파이손 사육장으로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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